지구촌이 함께 개발하는 협업R&D의 시대 온다


스위스 롤렉스 오메가 시계, 독일 벤츠 BMW 자동차, 일본 소니 TV, 워크맨과 니콘 캐논 카메라, 그리고 미국 IBM과 애플의 컴퓨터.

필자의 한창 젊은 시절이었던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처럼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들은 특정 국가의 특정 기업들이 ‘꽉 잡고 있던’ 시대였다. 이런 ‘명품’들이 워낙 비싼 가격 때문에 놓친 시장을 겨냥해 우리 기업들도 각고의 노력으로 여러 제품들을 생산하고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적지 않은 시장을 확보하는 성공을 거뒀을 망정, 이들 명품들과의 뚜렷한 품질의 격차에 대해서는 두 손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제조의 글로벌화 – IT 제품 무국적 시대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들은 대한민국 IT산업의 발전상을 체감함과 동시에 이제 주변의 웬만한 IT제품의 국적을 따지는 것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다. 책상 위의 PC를 한 번 생각해보라. 삼성, LG, 삼보 브랜드이기 쉽고, 소니, 레노버, 델 노트북일 수도 있겠다.

‘메이드 인’ 표시 기준으로는 국산일 가능성이 높고, 중국, 일본, 대만이나 동남아 산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말할 것도 없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OS)를 탑재했을 것이고, 십중팔구는 인텔 CPU와 삼성전자•하이닉스 메모리를 대만 어느 기업의 주기판에 꽂아 넣은 제품일 것이다. 모니터는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기반일 것이다. 당연히 제품 자체의 국적이나 브랜드에 따른 품질의 차이는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일 수 밖에 없다.

PC뿐 아니다. 소니 LCD TV에 들어간 핵심 LCD 패널은 아마도 삼성전자와의 합작벤처 S-LCD의 우리나라 생산라인에서 나온 것임에 틀림없다. ‘진짜 국산’일 법 한 주머니 속 휴대폰에도 미국 퀄컴의 CDMA 칩이 들어있다는 스티커가 붙어있을 것이며, 그 안에는 일본 야마하의 벨소리 음원칩도 탑재하고 있을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만약 당신이 르노삼성 차량을 갖고 있다면, 동일한 모델이 일본 닛산 브랜드로는 어떤 이름으로 팔리고 있는지 잘 알고 있을뿐 아니라 닛산 차와 동일한 부품이 상당수 사용됐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데 걸고 싶다.

명실공히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든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웬만한 IT제품들은 이처럼 브랜드의 국적만이 상징적으로 남아있을 뿐, 사실상 제조국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는 ‘메이드 인 글로브(Made in Globe)’ 제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의 IT 기업들이 제품 제조과정을 글로벌 차원에서 최적화함에 따라, 즉 수많은 부품들은 물론, 제조인력까지 전세계 각지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찾아 공급받게 되면서 생겨난 당연한 결과라고 하겠다.

덕분에 우리는 옛날 품질을 생각해 비싼 값을 주고 일제 가전제품을 사던 시절에서 벗어나, 인터넷을 통해 조금만 품을 팔아도 탄탄한 성능을 갖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기업의 측면에서는 제품의 최종 ‘국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PC의 OS나 CPU, TV의 LCD패널, 휴대폰 모뎀칩, 그리고 디자인 등 핵심적인 기술, 부품, 부가가치의 주도권 확보가 중요성을 갖게 됐다.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화 트렌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욱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기업 경영의 모든 요소들을 글로벌 차원에서 최적화하는 글로벌통합기업(GIE; 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 모델의 도입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의 한 축으로, IBM의 주도로 전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글로벌화 추세는 이미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 수준과 맞물려, 향후 미래 핵심 기술 및 제품의 R&D(연구개발) 영역에서 전세계 각국의 여러 기업들이 함께 협력하는 ‘Collaboration R&D(협업 연구개발)’의 본격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Collaboration R&D의 시대가 온다

첨단 IT산업의 핵심인 반도체산업에서는 이미 이와 같은 Collaboration R&D의 굵직한 사례가 가시화되고 있다. IBM은 삼성전자와 차터드세미컨덕터(싱가포르 파운드리 기업)를 비롯한 세계 유수 반도체 기업들과 함께 ‘커먼플랫폼(Common Platform)’ 컨소시엄을 결성, 차세대 반도체 칩의 설계 및 제조공정 기술 확보는 물론, 실제 칩 생산에 이르는 포괄적인 부문의 Collaboration R&D를 진행해가고 있다.

커먼플랫폼 컨소시엄은 ▲IBM이 보유하고 있는 칩 설계, 기술 개발, 시스템 설계 및 연구부문의 전문성과, ▲삼성전자의 나노 미세 공정 기술, 소비자 제품 전문성과 저전력 기술 및 규모의 경제, 그리고 차터드, 소니, 도시바, AMD,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프리스케일, ARM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역량을 한 데 모아, 32나노, 28나노 반도체 생산공정의 Collaboration R&D를 통해 유연한 반도체 설계 및 제조환경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커먼플랫폼 컨소시엄은 이 같은 협업을 통해 향후 차세대 반도체 제조산업을 주도해갈 수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커먼플랫폼 컨소시엄의 영향력은 회원사들의 반도체사업(D램 메모리 부문 제외) 총 자본투자(CAPEX) 규모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332억 달러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 인텔(같은 기간 191억 달러)을 훨씬 뛰어넘은 것만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커먼플랫폼 컨소시엄은 반도체 칩의 회로를 점점 더 얇게 축소하는 방법으로 ‘무어의 법칙’으로 불리는 급속한 성능 향상을 이뤄온 반도체업계가, 최근 수십 나노급 공정에 들어서 물리법칙의 벽에 부딪치면서 성능 향상을 이어가기 위해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스마트하게 공동 대응하는 그림으로 볼 수 있다.

막대한 연구개발투자의 분담 필요성과 함께, 기술 표준화와 관련된 리스크 최소화의 요구 또한 첨단 기술 기업들을 Collaboration R&D로 몰고 갈 주요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기업들은 과거 VHS 대 베타맥스의 VCR 표준경쟁사례를 통해 분명히 확인된 승자독식 표준경쟁에서의 패배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표준 주도기업은 수많은 기업들과 연합을 통해 세를 불리고, 참여 기업들은 한 편에 ‘올인’ 하기보다는 ‘양다리’를 걸치거나 최소한 다른 편에 ‘보험’을 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블루레이와 HD-DVD의 차세대 DVD 표준경쟁이 바로 이런 양상을 보여왔고,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 모바일 와이맥스 대 LTE(Long Term Evolution)의 4G 모바일 통신 표준경쟁 또한 승자독식을 위한 무한경쟁보다는 상호 공존 번영을 위한 주요 기업들의 연구개발 및 표준화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보다 높게 점쳐지고 있다.

Collaboration R&D의 또다른 방향은 바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드러나고 있다. 오픈소스 진영이 IBM의 주도하에 자바 기반으로 선보인 ‘이클립스(Eclipse)’ 플랫폼은, 막강한 기능에 더해 전통적인 오픈소스 환경을 추구할뿐 아니라, 상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자유로운 라이선스도 허용하는 유연한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이클립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비영리기관 이클립스재단이 관리하는 대규모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로 발전해오고 있다. IBM은 최근 이클립스 기술에 기반해 세계 각지의 개발팀원들에게 실시간 협업을 지원함은 물론 협력사와 고객사에도 개발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공개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가능케 해주는 ‘재즈 플랫폼’과 그 첫 상용제품 ‘래쇼날 팀 콘서트’를 발표,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글로벌 차원의 Collaboration R&D를 접목하기 시작했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비즈니스 모델의 선구자로 꼽히는 세일즈포스닷컴이 자체 애플리케이션의 일부 소스를 공개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참여를 유도, 이를 소프트웨어 유통의 모델로까지 발전시키는 데 성공한 것 또한 Collaboration R&D의 추세를 보여주는 한 사례로, 급성장하고 있는 SaaS 영역에서 이같은 개발모델의 확산을 예고하고 있다.

‘메이드 인 글로브’의 심장에 우리 기술을

이처럼, 기업과 시장의 글로벌화는 개별 제품들의 국적의 의미를 없앤 데 이어 앞으로는 미래 핵심기술과 제품의 연구개발도 세계 각국 기업들이 힘을 합치는 Collaboration R&D를 통해 ‘메이드 인 글로브’로 등장하게 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커먼플랫폼 컨소시엄의 한 핵심을 담당하고 있듯이, 앞으로 글로벌화의 전개와 함께 펼쳐질 Collaboration R&D의 시대에 우리 기업들도 당당히 유수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협력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모든 ‘메이드 인 글로브’ IT제품들의 심장에 우리 기업, 우리 연구원들의 기술이 빠짐없이 깃드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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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강윤

미래학자와 주요 기업 CEO들로부터, 최근과 같은 불황일수록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미래를 대비할 적기라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필자는 특히 최근과 같이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인해 소비자가 주도해 나가는 시장일수록 단순히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생산 설비에 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따라잡고, 그들의 요구에 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반 기술에 투자하고, 철저히 소비자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이 이처럼 급증하기 불과 몇 년 전만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삶은 기업활동에 묶여 돌아갔다. 소비자들은 매장 근무 시간 내에 물건을 구입했고,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영업시간 중에 은행을 방문해 기꺼이 길게 늘어선 줄에 자리잡고 긴 시간을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보급으로 이제 소비자들은 한 두 번의 클릭만으로 어떤 물건을 어디서 가장 싸게, 가장 빨리 구입할 수 있는지를 바로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이는 곧 오늘날의 기업들이 전세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필요하다면 손쉽게 가격을 내릴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세계 어디서나 쉽게 재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더해 모바일, 웹2.0 등 불과 최근 몇 년간의 기술 발달은 소비자 개개인 모두를 막강한 힘을 가진 인플루언서(Influencer)로 만들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기업의 제품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품을 친환경적인 과정을 통해 생산했는지, 또 생산과정에서 미성년 노동자를 고용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일은 없었는지 등 제품 이상의 것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M 비즈니스 가치 연구소(IBV, Institute for Business Value)의 연구에 따르면, IT의 발달에 따라 소비자들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구매결정에 있어 개인과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IBM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세계 소비자의 약 72%가 제품의 원산지와 생산과정, 포장된 식품의 재료 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은 모든 기업 활동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가고 있으며, 치열한 경쟁시장 안에서 기업의 차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고, 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우선 기업들은 기업 운영에 있어 소비자에 집중, 그들을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 경영상의 중대한 결정이나 신제품의 개발, 경영 전략의 수립과 운영에 있어, 과연 이 결정이 막강한 정보력을 갖춘 소비자들의 마음을 거스르지는 않을지 고려해야 봐야 한다. 특히 기업 윤리와 투명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최근 TV방송국에서 내보내고 있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믿었던 기업과 제품에 대해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는 시청자가 비단 필자뿐만은 아닐 게다.

더 나아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과의 접근성을 높이고 그들의 구매행태와 요구를 이해해 그에 부응하는 지속적인 혁신을 단행해가야 할 것이다. RFID 기반의 물류관리솔루션과 고객관계관리(CRM) 툴을 활용해 고객들의 구매행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다양한 툴로 분석하는 것은 어느 때보다 다양화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전개하기 위한 기본이다. 기업 블로그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모색하는 것은 잠재적 인플루언서인 적극적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최선의 방법은 소비자를 감동시켜 팬으로 만드는 것일 게다. 애플은 아이폰의 플랫폼과 전용 개발툴을 공개하고 ‘앱스토어’라는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온라인쇼핑몰까지 마련, 누구라도 아이폰용으로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손쉽게 판매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다. 이를 통해 아이폰을 좀 더 잘 활용하고픈 사용자들과 스스로 만들어낸 소프트웨어를 알려 인정받기를 원하는 프로슈머들, 그리고 돈을 벌려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을 모두 앱스토어로 끌어들여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어냈다.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는 지갑을 연다. 다만 지갑을 여는 횟수와 꺼내는 금액이 줄어들 뿐이다. 기업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그 요구에 부합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여 합리적인 소비자의 소비를 촉진시킨다면,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은 물론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도 다소의 활력이나마 더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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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강윤

IBM 선정 5년 내 우리 사회를 바꿀 5가지 기술

한 해의 시작인 1월은 언제나 별다른 일 없이도 괜히 들뜨고 신나고 기분좋은 달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올해는 어디를 가도 영 분위기가 안 살고 어색하기만 한 것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대단한 여파를 온 국민이 함께 체감하고 있는 듯 하다. 십 년 전 IMF 경제위기도 거뜬히 극복해낸 우리들이건만, 이번에는 우리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다같이 힘들다는 사실이 다소 위안이 되기는커녕 도리어 경제 호전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든 때일수록, 스스로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는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매사에 최선을 다해 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누군들 마음 편한 사람이 있겠는가. 무거운 책임을 떠안고 있는 정부와 여러 기업의 리더들도 최선의 해결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런 때일수록 희망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미덕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해 연말 IBM 연구진이 선정한 5년 내 세상을 뒤바꿀 5가지 혁신기술들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작금의 경제위기를 넘어 5년 뒤에 만나게 될 보다 편리하고 풍요로운 생활에 대한 아이디어를 통해, 조금이나마 미래의 희망을 북돋고 오늘을 이길 힘을 더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은 오늘 이 세상을 충만하게 채우고 있는 과학기술이라는 마법이 충분히 마음에 드는가? 총알 같은 AA배터리를 갈아 끼울 필요 없이 PC USB에 꽂아 충전할 수 있는 아이팟(iPod), 의사가 아닌 로보트가 시술하는 것과 다름 없는 라식 수술, 클릭 한번이면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등을 애용하는 당신은, 이제 이 이상 편리한 세상은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IBM 연구진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앞으로도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무궁무진한 변화를 거듭하게 될 전망이다. IBM 연구진이 선정한, 향후 5년 내 우리 사회를 획기적으로 변신시킬 5가지 혁신기술들을 살펴보자.

1. 아스팔트, 페인트, 창문… 때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태양 에너지

유감스럽게도 과학기술이라는 마법의 이기들은 대부분 휘발유나 배터리 같은 힘의 원천을 필요로 한다. 갖고 싶은 최첨단 기기들은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데, 현재 사회에서 급증하는 에너지 소비량은 실제 생산되고 있는 에너지 증가율을 훨씬 초과한다고 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구온난화나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새롭고 깨끗한 에너지원의 개발과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가 필수적이지만, 이렇다 할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IBM에 따르면, 앞으로 태양빛을 받아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 아스팔트 인도, 자동차 도로, 건물 벽면, 페인트, 지붕, 창문 등 생각하지도 못한 다양한 곳에 들어가, 무한한 에너지원인 태양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태양빛을 전력으로 전환시키는 태양전지는 아직까지는 자재비 및 생산비가 너무 비싸 폭넓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등장할 박막형 태양전지(thin-film solar cell)는 기존의 것보다 훨씬 얇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소재에 부착할 수 있어, 옥상뿐 아니라, 건물의 측면, 색유리, 휴대폰, 노트북PC, 자동차, 심지어는 옷에도 부착이 가능하게 돼, 사람들은 태양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2. 구슬아 구슬아, 나의 건강 미래를 보여다오!

최첨단 의료 기기들로 인해 현대인들은 조상들보다 훨씬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고 난 후에야 허둥지둥 병원을 찾는다. 병에 걸려 고생하고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나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병에 걸리기 전에 예방할 수는 없는 것일까?

마치 마법의 수정구슬을 통해 보듯, 나의 향후 건강에 대해서 미리 알고 라이프스타일을 이에 알맞게 바꿀 수 있다면? 모두들 감자튀김이 몸에 나쁘다고 하지만 나의 체질상 이런 음식을 섭취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면?

현대인들은 향후 5년 안에 인간의 DNA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어떠한 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예방보다 더 좋은 치료법은 없지만, 이런 최고의 치료법은 무척 비싸서 재벌이나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에겐 그림의 떡이 되지 않을까? IBM에 따르면, 다행스럽게도 DNA 분석에 드는 비용은 크게 부담되지 않는 200달러 미만에 불과하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인적 건강기록 외에도 DNA 지도가 제약 회사들로 하여금 새롭고 더욱 효과적인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3. 웹과 대화를

인터넷을 하다가 멀티태스킹 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키보드를 두드리느라 두 손이 묶인 상황에서도 동시에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직장을 다니면서 가정도 돌보는 ‘슈퍼맘’들이 요리를 하는 동시에 말로 이메일을 작성해 보낼 수 있는 세상이 5년 내로 찾아올 전망이다.

키보드나 마우스 없이도 목소리 만으로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두말할 필요 없이, 인터넷 사용은 지금보다 한층 쉬워질 것이고, 이에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격차, 소위 ‘디지털 디바이드’는 훨씬 줄어 빈부 격차를 줄이는 데까지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편리할 뿐 아니라, 컴퓨터나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 문맹인 사람들 모두 5년 내로 변신한 인터넷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4. 디지털 쇼핑 도우미의 출현

백화점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당신. 빨강색 치마가 무척 마음에 드는데 이런 튀는 색깔에 어울릴 만한 옷을 찾지 못해 자신감을 잃고 다시 옷걸이에 걸어놓고 나올 때가 있지 않은가? 사실 빨강색 치마가 사고 싶었는데 이미 옷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검은색을 또 사지는 않았는가?

외투, 목도리, 목폴라를 모두 벗고 탈의실에서 새로운 옷을 입어보았는데 사이즈가 한 치수 컸던 경험이 있는가? 그런데 이런 짜증나는 상황에 처한 당신을 도와줄 백화점 직원은 어디에도 안 보이니 말이다.

IBM 연구진은 앞으로 쇼핑을 훨씬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터치스크린과 음성 기동식 전자장치로 구성된 ‘디지털 쇼핑 도우미’가 개발돼, 예를 들어, 이미 선택한 의상에 함께 맞춰 입을 만한 옷들을 골라주고, 상점 직원들은 곧바로 이를 파악해 고객이 입어볼 옷들을 갱의실로 가져다 주는 방식으로 진화하게 된다. 또한, 빠르게 발전하는 모바일 기술에 힘입어, 새 옷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해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의견을 위해 이메일이나 문자로 송부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5. 내 사전에 건망증은 없다!

매일매일의 일상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휴대용 스마트 기기들에 의해 기록되고 분석돼, 필요할 때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제공될 것이다. 이로써 사람들은 사소한 것들을 잊어 난처한 일을 겪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특히 마이크와 비디오 카메라가 매일매일의 행동 및 대화를 녹화, 녹음해 내 PC에 저장해 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요한 미팅에서 상대방의 말이 너무 빨라 받아 적지 못한 강연 내용도 손쉽게 기억해낼 수 있음은 물론, 공항에서 얼핏 지나가면서 본 광고나, 슈퍼에서 무엇을 사야 하는지 등 모든 것을 기억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잘 기억나지 않는 것들을 기억해내느라 머리를 쥐어짜는 짜증스러운 상황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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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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